작금에 와서 스스로 누워 침뱉기가 무색할 만큼 인천의 팔괘장을 폄훼한 사람들은 기실 많은 숫자가 아니다. 그들(혹은 그는)은 직접이든 간접이든 노할아버지의 팔괘문에 오랜동안 몸 담았던 사람들이다. 또 대외적인 창구역할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렇치 않다면 인천 팔괘장의 내부적인 사실들을 외부 사람들이 알리도 없고, 연령적으로도 이제사 관심갖고 운동하는 친구들이 인천 팔괘장을 알리가 없다. 전술된 바와 같이 노할아버지의 팔괘장이 본토의 팔괘장에 덜 체계적이고, 덜 다듬어 진 상태로 한국에 전해졌다 손 치더라도 가꾸고 다듬으면 중국의 팔괘장에 버금가고 더욱 깊이 있는 팔괘장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 문인들과의 교류에서 당당히 자부는 못할망정 스스로 폄훼하여 입만 갖고 고수인양 하는 아이들이 판치는 인터넷판 구설수에 오르 내리게 한 것은 그 사람들의 커다란 책임이다.
나는 노할아버지가 팔괘장의 본질은 충분히 전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할아버지가 수련할 당시의 중국의 팔괘장이 바로 그 모습이었을 것이라 본다. 그 상태에서 집안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체계를 잡아갔을 것임은 전술된 바와 같다. 나는 오래전부터 노할아버지의 팔괘장이 나의 선생님을 통하여 나에게 전달되고 내가 그 자리를 이어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커다란 자부심과 지키고 발전시켜 전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지니고 살아왔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왜 남의 떡 커 보이듯 중국의 팔괘장만 커 보였을까... (물론 현 중국 팔괘장의 커리큘럼이 다양하고 다각도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 이유는 노 할아버지 묘소에 성묘때 나의 선생께서 하신 말씀 중에 "그 사람들은 인천의 팔괘장을 했다는 것이지 노 할아버지와의 직접적인 인연이 없고, 느껴본 사제간의 情이 없기 때문에 지켜야 할 의리도 이유도 없을 것이다" 라고 하신 바가 있다.
난 나의 사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다. 이미 사부라는 호칭에는 아버지와 동격의 의미가 있다(아비 父와 스승 傅를 혼용 하지만) 난 나니까 그렇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그들은 노 할아버지의 팔괘장에서 누구를 아버지라 부를 것인가... 중국의 무술에 아비없는 자식이 어디 있는가... 양로선선생이 어깨넘어 몰래 익혔다는 태극권의 전설적인 이야기 인가... 운동 하는데 노 할아버지가 자세교정 안해준 사람이 어딨냐고 하는 말도 구구했지만, 그런 차원이 절대 아님을 분명히 알아주길 바란다. 나도 노 할아버지의 팔괘장 만큼은 고집스레 지키려 하지만, 개인적으론 어려서부터 중국의 문화를 좋아하고 동경해 왔다. 또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서예도 좀 하고 중국 침술도 좀 하고 중국 무술도 좀 한다 . 또한 전통 역학에도 어둡지 않다. 그렇다고 남들이 폭 넓게 중국의 팔괘장 익히는거 자체는 흉잡을일 전혀 없다. 내가 아무리 노할아버지 팔괘장을 고집해도 다양한 팔괘장을 접하는 거 부러울 때도 있다.단지 오랜 기간 이미 팔괘장을 접 해본 사람들이 중국 본토의 무술이라 해서 무조건 백기들고 항복해서야 되겠는가 하는거다. 그 집안서도 내부적으론 귀순자는 귀순자일뿐 일거라 생각한다. 장구한 세월을 일구월심으로 연구하고 수련해왔다면 대등하게 교류도 할 수 있을 것이고, 한국에 이런 팔괘장도 있다고 선보이고 취할건 취하고...
하지만, 단시일에 돈주고 돈낸 만큼 배우고, 형 배워서 길 외우고, 또 돈 받은 사람들이 길 일러주면, 순서 따라 외우고, 그게 팔괘장인가... 그렇게 배우는게 팔괘장인가... 그렇게 배워지는게 팔괘장이라면 그 또한 얼마나 우스꽝스런 무술 이겠는가... 그건 또 누구의 팔괘장인가... 누가 만든 팔괘장인가... 중국인이 만들면 모두 전통인가... 어제 만든게 오늘이면 전통인가... 오늘 만들어도 내일이면 전통인가... 그걸 또 길 외워오면 중국 전통 몇대 팔괘장 전인이 되는건가... 아니 또 불러다가 몇 푼 주고 몇 주 배우면 졸지에 전통 팔괘 문파의 전인이 되는게 팔괘장인가... 중국 전통의 사제간은 그런건가... 팔괘장이 수련이 목적이 아니고 수집이 목적인가... 중국도 문인, 제자, 집안의 가족의 개념이 우리와 같으리라 본다. 그 집안에 들어가 스승을 항시 존경하고 장시간 배우고 익히며 한결같은 지조를 지키며 매진하는 이들은 개인적으로 존중한다.
내 생각은 무술이 어느정도 경지에 이른다면, 권법이건 투로건 장술이건 모두 버려야 하는거고, 아니 굳이 버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순서적인 투로의 수준은 뛰어넘는 경지, 바로 무형의 형을 갖는 지경에 이르러야 팔괘장의 진면목이라 본다. 차원을 달리하는 신법과 신들린 듯한 무술의 경지가 팔괘장이 추구하고 이르고자 하는 그 곳이 아니겠는가... 권법이라는 것도 일정부분에 이르기 위한 과정적 역할이다. 징검다리를 밟고 개울을 건넜으면 징검다리의 역할은 끝났으니 집이든 어디든 갈 방향으로 가면된다. 계속 징검다리에서 왔다갔다 하면 집엔 언제 가겠는가...
그렇다고해서 체계있는 과정의 중요함을 도외시하는 것은 결코아니다. 그 과정자체가 결과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둑의 격언에도 정석을 익히되 익힌 후엔 정석을 버리라는 말이 있다. 수의 나열에 불과한 징검다리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보고 나 역시 보다 깊은 차원의 목표에 도달 하고자 매진할 것이며, 언제나 항상 나의 후학들과 함께 더불어 노 할아버지 팔괘장의 깃발을 굳게 꽂고 버티어 설 것이다. 아울러 각자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올바르고 깊이 있는 무술철학을 확립함으로써 이를 계기로 건전한 경쟁과 교류를 통하여 상호간에 상승 발전하는 전기를 기대해 본다.
2007.11.9 毅林 書
韓國 八卦掌 保存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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